형제가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형은 6학년
동생은 4학년 도움반에 시간제로 가서 도움을 받고 있었습니다.
동생은 언어장애가 심한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아빠랑 두 형제가 함께 살았습니다.
할머니는 동생을 무조건 감싸고 대화가 되지 않으니 무조건 생활속에서 필요한 것을 다 해주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학교 점심시간에
운동장에서
동생이
형 반 친구들과 5학년 학생들에게 놀림을 받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바지를 내리라고 .......
소리질러 아이들을 쫒아버리고
동생과 마주 앉아서
그런 행동은 나쁜 것이고
사람들이 또 하라고 해도 하면 안된다는 것을
계속 설명하였습니다.
웃으면서 바지를 내리라고 하니
동생은 허리 춤으로 손이 갑니다.
망설이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봅니다.
판단이 되지 않는 아이를 바라보며
앞으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텐데.......
언어, 지적장애 중복이라
가르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반학교에서 통합교육을 받기에는 장애가 심했습니다.
할머니는 나이가 많으셔서
아무리 말씀드렸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6학년밖에 안된 형을 불렀습니다.
동생의 상황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물어 보았더니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형은 졸업하고
동생은 앞으로 남은 초등학교에서 2년이란 시간을 더 보내야 하는데
지금은 형이 같이 다니고 있어서 이정도인데
형이 없다면
지금보다 더 많이 놀림의 대상이 되겠구나 ㅠㅠ
이 형제가 자라면서
어느 때인가는 맞닥드리게 될 상황에 대해 설명하기로 하였습니다.
형이 공부를 다 마치고 성인이 되어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할텐데
장애가 있는 동생으로 인해 형이 누려야 할 행복을 포기해야 한다면
너무 가혹한 일이라구요.
그렇다고 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숨길 수도 없는데
장애가 있지만 가족 구성원으로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침을 먹고 각자 일터로 흩어졌다가
저녁에 다시 만나는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면 가능한 일이 아니까?
문제는 동생이 시간을 자주적으로 쓸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것을 위해 일반학교가 아닌 특수학교에서
일상생활 훈련과 간단한 작업에 대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현 상태대로 일반학교에서
학령기의 대부분을 보낸다면
그 후에 답은 없다는 것입니다.
함께 살기 어려워지면 생각되는게
수용시설로 보내지는 것이니까요.
어파피 수용시설로 가야한다면
학교의 졸업장은 왜 필요한 것일까요?
우리가 애써서 고민하며
이렇게
여러가지로 문제를 내오놓고 고민하는 것은
어찌되었든 사랑하는 내자녀와 함께 하고픈 욕심아닌 욕심때문 아닐까요?
할머니는 언젠가 이이들의 곁을 떠나실텐데
홀로 남겨질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함께 살 수 있게 하기위해
불쌍하다는 생각으로 붙잡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자기 힘으로 무엇인가를 해보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이것이 장애 가족의 아픔이겠지요.
그냥 손 놓고 바라만 보기에는
너무 마음이 아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도전하며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해서 말씀드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