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를 좋아하던 아이(1)
여름 방학이 끝나고 나는 ◎◎이를 만났습니다.
◎◎이와의 인연은 이미 학기 초에 한번 있었는데 그때는 잠간 상담만 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컸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나 나는 ◎◎이의 담임교사가 되었습니다.
아침에 만나면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너 누구야?"
"너 누구야?"
인사 후에 나오는 대답에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발달장애 학생들을 가르쳐본 경험이 별로 없는데다가 반향어를 가진 아이는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너 누구야?"
"◎◎◎이에요."
◎◎이는 큰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아마도 말을 할 타이밍을 놓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이런 인사를 나누며 일과를 시작했다.
◎◎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갑자기 교실 문을 박차며 밖으로 뛰어 나갔다.
그 당시에는 보조 교사 없이 교사 혼자서 아이들과 공부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매우 당황하게 된다.
뛰는 속도도 너무 빨라 다시 교실로 데려오는데 까지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들었다 .
그리고 그 시간에 도움반에서 공부하던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
그리고 얼마 후 나는 교실의 뒷문을 폐쇄하기로 하고 앞문만을 사용하며 아이들의 행동을 통제하였다.
아이들도 더 조심하는 것 같았고 교사인 나도 아이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는 의사를 밝히고 출입을 하도록 지도하며 자연스럽게 언어지도도 할 수 있었다.
그러던 1달여가 지난 어느 날 아침
◎◎이는
다른 날과 똑같은 " 너 누구야?" 라는 교사의 질문에 자기 목소리로
"◎◎◎이에요."라고 답을 했다.
나는 ◎◎이가 이름을 말해 준 것이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그 후로 우리는 어색하지만 교사와 학생으로서의 대화를 할 수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