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시간이다.
그날은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귤이 후식으로 나왔다.
◎◎이는 귤을 보자마자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귤 싫어~~~ 한다.
나는 그 말에 대꾸를 하지 않고 밥을 먹기 시작하였다.
◎◎는 자기가 싫어하는 음식에 대해서는 싫다고 하면서 계속 반복적으로 말을 한다.
마치 상대방에게 그것을 각인이라도 시키려는 듯이.......
우리는 밥을 다 먹었다.
이제 귤을 먹어야 하는 시간이다.
◎◎는 계속해서 귤 싫어~~~ 를 반복하였다.
나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먼저 귤을 까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아이는 그것을 바라보는 내내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나는 시범을 보이며 ◎◎가 먼저 귤껍질을 까도록 했다.
거기까지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
껍질을 까고 난 후 한쪽을 떼어 입안에 넣게 했다.
아이는 평소의 교육활동을 통해 교사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귤을 입에는 넣었지만 먹지 않으려는 듯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나는 사탕을 먹을 때 이리 저리 굴리 듯 귤을 오른쪽 볼로 가져가게 한 다음 손으로 볼을 꾹~ 눌러 주었다.
귤이 입안에서 터지며 단물이 입 안 가득, 아이의 표정이 밝아졌다.
한 번 더,
한 번 더........
아이의 어머니에게서 들은 말은 ◎◎가 귤을 싫어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는 나와 함께 귤을 맛있게 먹었다.
흔히들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싫어하면 우리들은 그것을 피하려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하기 싫어하는 것을 하게 하려는 시도가 아이와 엄마 모두를 힘들게 하는 상황이 생기니까.
그렇다고 어떻게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을 하게 할 수 있는가?
교사로서 나는 아이가 싫은 것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왔다는 사실이 무척 기뻤다.
그리고 이 사실을 어머님에게 알려 드렸다
한 2주 정도 지난 뒤 어머님으로부터 ◎◎가 귤 한 봉지를 혼자서 다 까먹었단 말을 들었다. 어머님의 놀라워하시는 표정이라니.......
우리는 그 후의 급식 시간을 통해 다른 음식들에 대한 거부감을 뒤로 하고 한 가지씩 먹을 수 이는 음식의 가지 수를 늘려 나갔다.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보람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