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말을 하려면 혀가 많이 나오고 침이 많이 흘러서 말하기를 꺼리고 있었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말을 하며 지낸다.
○○는 자신의 언어장애가 부끄러워 말을 하지 않고 친구나 선생님의 눈치만을 살핀다.
국어시간이다.
모두들 돌아가며 책을 읽는다
나는 ○○에게도 책을 읽으라고 한다.
○○는 선생님도 다 알면서 왜 나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느냐는 듯이 나를 쳐다본다.
나는 ○○가 책을 읽기를 기다린다.
반 아이들도 기다리다가 소란스러워진다.
모두들 ○○가 책 읽기를 기다린다.
기다림은 정말 힘든 것이다.
오랜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는 한음절 소리를 냈다.
"잘했어."
나는 계속 기다려 주었다.
○○는 그만 읽고 싶었겠지만 나와 우리 반 아이들은 계속 기다렸다.
마지못해 또 한 음절.
"아주 잘했어."
이렇게 한 줄 읽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그러나 나는 매 시간 마다 ○○가 책을 읽도록 했다.
어느 날은 아이들이 ○○의 책 읽는 차례가 되면 딴청을 부린다.
손가락으로 짚으면서 ○○가 읽는 부분을 손으로 따라가라고 아이들을 독려하며 ○○를 격려했다.
처음에는 한 줄 읽는 것이 너무도 어려웠는데 조금씩 나아지며 의례히 국어 시간이 되면 자기도 책을 소리 내어 읽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국어, 사회, 도덕 등 읽기 위주의 수업 시간에는 의례히 ○○도 책을 읽었다.
시간이 가며 ○○의 발음도 점점 좋아졌고 속도도 빨라졌다.
자신감이 붙는 듯 표정도 밝아졌다.
학년을 마칠 즈음 ○○의 어머님이 찾아 오셔서 너무 감사하단 말씀을 하신다.
○○가 말을 잘 하게 되었다고
언어는 생활이고 매일 생활 속에서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아 질 수 있는 것이란 것을 알게 되는 귀한 경험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