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 저 ◇◇ 에요.”
“ ◆ ◇◇?”
“ 아-------”
“ 저 알아요?”
“ 그럼 ”
나를 어떻게 찾았는지 물어보았다.
◇◇는
예전에 내가 근무한 적이 있는 삼육재활학교에 전화를 걸어서 내 번호를 알았다고 했다.
누구에게 물어서 알게 되었는지를 물었다.
자기를 가르쳐준 과거의 선생님들을 찾고 싶어서 학교에 전화를 걸어서
교감 선생님에게 강은희 선생님을 아는지 확인을 했다고 한다.
누구에게 물어보거나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했다.
◇◇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왼쪽은 마비가 심하고 오른쪽은 경련이 심한 중증의 장애를 가진 친구다.
보통 특수교사는 제자가 없는데........
이 친구가 우리 센터로 나를 찾아왔다.
나는 다른 제자들을 만날 때처럼 너무도 반가웠다
혼자서 장애인콜택시를 타고 와서
센터 문을 들어선다.
선~~생~~님~~~
1995년 초등학교 1학년 때 자기를 가르쳤었다고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받아쓰기를 못해서 손바닥을 맞은 것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나는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는
자기가 외롭고 고민이 있을 때 선생님께 전화도 하고 만나기도 하고 싶단다.
무슨 고민이 그렇게 많아서 이 말을 10번 이상 하고 또 하고 반복을 한다.
나는 ◇◇의 말 속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교감하면서 살고 싶은
◇◇의 아주 평범한 소망을 읽을 수 있었다.
그냥하면 되지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벌써 27살 청년으로 자란 ◇◇는 가족과 함께 살면서
이런 작은 행복을 누리고 싶은 순수한 장애청년이다.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어
◇◇는 지하철을 타고 가겠다고 한다.
힘들지 않을까 걱정을 하니 구경하면서 코에 바람을 넣고 싶다며 지하철역까지 데려다 달라고 한다.
지하철역에 가서는 공익요원을 불러 달라고 한다.
공익요원과 함께 지하철을 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는 ◇◇를 보며
저렇게 모든 것을 다 알고 할 수 있는데
막상 할 일이 없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 ◇◇가 얼마나 답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30여년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항상 아이들에게 했던 말
“ 내가 주인인 삶을 살기 위해 알아야 하고 알기 위해 최선을 다해 공부해야 하고
한글을 읽고 쓸 수 있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고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많은 제자들을 만나지만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사는 아이들을 볼 때 교사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껴 본다.
‘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 아이들과 함께 그들의 삶이 활기찰 수 있도록 함께 하고 싶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