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키장으로 향했다
눈밭에 올라서니 아이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온 가족이 스키장은 처음이라고 했다.
아빠 엄마 누나도 신이 나는 눈치였다.
가족과 헤어진 후 아이와 나는 스키를 신고 초보자들이 연습하는 곳으로 갔다.
처음에는 신이 나서 잘 따라 왔다.
나는 “옆에 옆에” 라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초보자 슬로프에서 스키를 하기 위해서는 경사로를 내려와야 하니 먼저 올라가야 했다.
‘옆에 옆에 옆에.........“
나는 옆으로 서서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아이는 앞으로만 간다.
어느 정도 올라가다 가는 쭈르륵 미끄러지고 또 올라가다가는 쭈르륵 미끄러지고 다시 제자리로 미끄러진다.
큰일이다.
아이는 절대로 “옆에 옆에”를 할 것 같지가 않았다.
옆에 옆에가 안 되면 스키는 어려운데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이의 부모님께는 큰소리치면서 시작한 스키공부인데 어쩌지?
나는 스키를 벗고 아이만 스키를 신은채로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옆에 옆에” 하면 아이를 옆으로 밀어 보았으나 아이는 여전히 앞으로만 간다.
나는 산 쪽을 향하여 아이를 세우고 엉덩이를 밀어서 아이를 산 쪽으로 올렸다.
그리고는 아이를 골짜기를 향하게 하고 겨드랑이 밑에 팔을 낀 채로
아이가 자신의 다리에 힘을 주어 설 수 있도록 하면서
“선생님은 조금 있다가 너를 놓을 거야.”하고 말하며 아이가 혼자서 내려가야 하는 것을 말해 주었다.
아이는 잠시 어리둥절
그리고 다음순간 아이는 골짜기 쪽으로 미끌어져 내려가고 있었다.
아주 짧은 거리였지만 아이가 스스로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니까 사람들과 부딪힐 것을 염려해서 사람들이 없는 방향으로 내려 보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아이는 스키가 미끄러지는 동안 방향을 바꾸어 사람들이 많은 곳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너무 늦었다.
조금 뒤 그곳에 서있던 사람들과 함께 아이는 넘어졌다.
“우당탕탕~~~~“
어른들이 아이를 일으켜 세우고는 눈을 털어주었다.
아이는 “스키 싫어”하면서 콘도 건물이 있는 곳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한참을 가다가 뒤를 돌아다보며 나를 찾는 눈치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리는 눈이 마주쳤다.
나는 다시 산 쪽을 향해 아이를 밀어 올렸고 다시 골짜기를 향하게 하고 난 뒤 다시 내려가야 한다고 말하고는 이번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을 향해 아이를 미끄러지게 했다.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