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통으로 나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던 아이는
자기를 가르쳤던 선생님을 찾는 일에 재미가 났나보다.
아무개, 아무개 선생님을 찾았다고 전화를 해서는 자랑이 늘어졌다.
아이에게 맞장구를 쳐주니 하는 말
아무개 선생님이 밥 한번 사 주겠다고 하시면서 학교로 오면 선생님이 바빠서 만날 수 없으니 오지 말
라고 하셨다는 말까지 모두 한다.
그래도 아이는 밥 한번 사 주신다는 말에 목을 빼고 그 아무개 선생님을 만날 날을 고대하는 눈치였
다.
요즘 조금씩 바빠지기 시작해서 아이가 전화를 할 때마다 통화를 못해 미안한 마음에 전화를 했더니
또 그 아무개 선생님 자랑이 늘어졌다
아이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이제는 27살의 청년인데
사리분별은 다 하니까
우리센터를 방문했을 때 점심값을 받은 것이 못내 서운한 눈치였다.
나는 아이에게 선생님이 왜 점심값을 받았는지 물어 보았다.
아이는 자기를 가르치기 위해 밥 값을 받은 것이라고 말은 하지만
그래도 야속한 생각이 드는 눈치였다.
우리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너무 많은 이들에게서 여러가지로 도움을 받는 일에 익숙해져 있고
익숙해지다보니
이제 주변 사람들에게서 도움을 받거나 배려를 받는 일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경계해야 하는 일이다.
부득이 도움을 받거나 대접을 받아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감사의 인사를 하는 정도는 꼭 해야 하는 일이리라.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그러한 것을 배울 기회는 모두 지나가 버리고
성인기로 접어들어
자기에게 베풀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