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 교실이다.
아이들 사이를 오가며 받아쓰기를 하는데
선~~~생~~~님~~~~
나를 부른다.
처음에는 하도 말이 느려서 다 들어주기가 힘들었는데
끝까지 기다려주지 않으니 선생님 부르면서 내 옷을 꽉 잡고 놔주지 않았다.
'다녀오겠습니다'.
받아 쓸 내용을 부르면
마음만 앞서고
받아쓰기 점수를 매기기위해
공책을 보면 ㄷㄴ~~~~~~
생각 같아서는 다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음만 앞서 초성만을 나열하며
아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아이 ○○
건강하던 ○○는 오토바이 사고로 뇌를 다쳐 지체부자유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생각과 달리 몸이 말을 잘 안 듣는 것에 대해 아이는 이해를 못하는 듯 했다.
3,4월이 지나며 받아쓰기의 내용은 점점 더 복잡해져 갔는데
음절 수 만큼의 초성을 나열할 수 있는데 까지 나아지고 있었다.
말하는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그렇게 1학년을 마치고 우리는 헤어졌는데
5년이 지나 6학년이 되어 다시 ○○를 만나게 되었다.
○○는 키도 많이 크고 행동도 어눌하지만 많이 좋아졌다.
복도에서 나를 발견한 ○○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나는 깜짝 놀랐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의 달라진 모습을 보며 내가 교사란 사실이 참으로 기뻤다.
그리고 5년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나를 알아봐 준 아이가 너무 고마웠다.
